[Vivid Vienna] 빈을 소개합니다 by Soph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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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대제국의 수도, 유럽의 정치.문화적 중심지였던 오스트리아 빈. 한 해 800만 명의 여행객이 방문해 그 찬란한 유산을 만난다. 클림트와 실레를 감상하고, 슈테판 대성당과 쇤브룬 궁전에 들리며, 모차르트와 말러의 흔적을 좇고, 한번쯤은 비엔나소시지와 비엔나커피를 찾는다. 그런데 그게 전부라면, 당신은 빈을 절반만 만난 것이다.
오늘의 빈에는 고국에 돌아온 히틀러를 영웅으로 환대한 헬덴플라츠 광장과 옛 시절에 대한 향수, 그리고 이에 맞선 베른하르트가 함께한다. 또 훈더트바서의 손에서 예술작품으로 거듭난 쓰레기 소각장, 완공되었지만 한 번도 가동되지 않고 폐기된 원전, 도심 속 와이너리가 공존한다.
관광객과 현지인 사이의 관점에서, 저자는 빈 사회가 처한 어려움과 과거사 청산 문제, 환경과 미래를 준비하는 빈 시민들의 삶 등을 밀도 있게 다루며, 뜨내기 관광객이 아닌 빈 시민들의 단골집, 글로벌 브랜드가 아닌 빈만의 감수성을 간직한 디자인숍들도 소개한다.

Opinion
백과사전이나 참고서적을 붙여넣고 짜집기한 게 아니라, 상세하고 꼼꼼한 관찰에 실제 겪었던 경험까지 녹여넣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이 책은 전형적인 '가이드북'은 아니었다. 하지만 역사·문화·정치·사회 등 다방면으로 박식하고 말솜씨 좋은 저자가 빈 곳곳을 함께 다니며 '가이드' 해 주는 기분이라 오히려 더 좋았다. 말하자면 여행서의 감성과 인문서의 이성을 모두 겸비한 책이랄까?

책을 마치면서 글뤼바인 레시피를 건네는 친절한 저자에게 덕분에 진짜 빈을 알게 되어 고맙다고, 식사 한 번 대접하고 싶은데…편안한 바이즐, 전원 속의 호이리거, 아니면 유서깊은 카페? Your choice! 물론 식후 빈 숲을 산책하는 코스는 잊지 말아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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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대로, 무의미했던 장소가 의미 있는 곳으로, 낯선 곳이 익숙한 곳으로 바뀌는 과정은 여행이라는 경험이 선사하는 전형적인 묘미이지만, 타지에서 살아보는 경험이야말로 그와 같은 느낌을 한층 더 진하고 선명하게 만들어 준다. 이런 느낌을 공유해 준 저자 덕분에 막연한 '유럽의 어느 도시'가 아닌 너무나도 생생한 '빈'을 만날 수 있다.

Nah
교통, 숙박 등 보통 '가이드북'에서 기대할 만한 정보는 빠져 있어 다른 책들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나는 이대로가 더 좋지만. :)

Memorable
35만 명의 시민의 서명으로 수력발전소를 막아내고 국립공원으로 다시 태어난 다뉴브(도나우가 아니다!) 범람원공원, 완공해놓고 스위치도 켜보지 않고 폐기된 탈핵국가 오스트리아의 상징 츠벤텐도르프 원전은 국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한편 나치의 적극적인 찬동자였던 과거를 숨기고 강제병합의 피해자였다고 주장하는 ‘망각과 부정’의 역사를 꼬집으며,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역사에 대한 무안함이라는 이중적인 감정이 짓누르고 있는 오스트리아 사회. 비겁하다~~~

붉은 빈의 상징, Karl-Marx-Hof. 80년 전에 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임대주택과 비교해 삶의 질이 월등히 높을 듯한 집합주택 단지들이 부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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